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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가 행복한 아날로그 라이프, LP 입문기

아날로그 감성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클래식카, 필름카메라, 그리고 LP다. 누구나 한 번쯤 체험하거나 사고 싶어지는 그런 감성 아이템들이다. 아직 이 감정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커피 맛을 모르는 것처럼 아직 때가 아닐 뿐, 언젠가 가슴 속에서 아날로그 욕망은 모락모락 피어오르리라 생각한다.

남자의 취미 끝판왕 3대장이라 불리는 3종 세트.

필자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클래식카는 가격으로나 사용 편의성으로나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카메라는 취미로 들인지 오래됐고, 여러 브랜드를 접하며 후지필름 카메라로 필름카메라의 감성을 누렸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올해는 위 3가지 중 남은 아날로그 아이템 ‘LP’에 발을 들여보기로 했다. 읽는 독자분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정말 입문자용 시각에서 기사를 준비했으니 편하게 읽어주시길~! 🎷

1)Long Playing Record, LP

LP는 음반 규격의 일종이다. LP판, 레코드판, 바이닐(Vinyl)이라고 하면 보통 LP를 의미한다. 1948년 LP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SP(Standard Playing Record)나 EP(Extended Playing Record)를 통해 3~8분간의 재생시간을 음악으로 담을 수 있었다. LP는 20~40분의 재생시간을 담을 수 있었기에, 당시 획기적인 최신 규격이었다.

© Unsplash

2) 제2차 세계대전이 앞당긴 LP의 탄생

콜럼비아 레코드는 1941년부터 차세대 규격의 음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발 도중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이 시기를 거쳐 고분자 물질 ‘플라스틱’이 새롭게 탄생했다. 그리고 이 플라스틱이 레코드를 제조하는 원료로 사용되면서 염화 비닐 수지(PVC) 기반의 음반이 연구됐다. 이후 1948년 6월 21일, 뉴욕의 월도프 아스트리아 호텔에서 LP 음반의 최초 발표와 시연회가 열리며 음반 시장에 돌풍이 불었다. CD가 등장하는 1980년대까지 음반 시장의 주인공은 LP였다.

3) LP의 몰락과 부활

LP는 보관이 어려운 큰 부피, 표면에 붙는 먼지와 턴테이블 바늘 마찰로 인한 잡음 등의 단점이 강조되며 점차 열기가 시들해졌다. LP를 대신해 CD와 카세트테이프가 새롭게 떠오르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로써 LP는 음반 시장의 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으로 디지털 음반 시장이 위축된 요즘, LP가 부활하는 모양새다. 가수뿐만 아니라 매체들의 특별한 상품 역할과 매니아 층의 수요를 흡수하면서부터다. 🔗빌보드 뉴스에 따르면, 특히 미국에서는 2022년 기준으로 연간 약 4300만 장의 LP 음반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수집 욕구 폭발하는 애니메이션 한정판 LP도 출시되고 있다.

퇴근 후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LP를 듣기로 마음먹었다면 LP를 재생하는 턴테이블부터 구비해야 한다. 10만 원 내외의 초심자용부터 엄청난 가격을 지닌 고수용까지.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 지, 독자분들의 검색과 고민 시간을 줄여드리기 위해 기자의 취향을 담아 후보군을 정리했다.

🌟입문자🌟
뭔지 잘 모르지만, LP를 편하게 재생하고 아날로그 감성까지 느끼게 도와줘!

정말 가격과 편의성 그리고 커뮤니티의 평을 중심으로 고른 제품들이다. LP를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한 자동 스탑 기능이나 자동 복귀, 블루투스의 편의기능 중심으로 골라봤다.

소니 PS-LX310BT: 259,000원

오디오테크니카 AT-LP60XBT: 289,000원

🌟숙련자🌟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지, 턴테이블 업그레이드 없이 쭉 쓸만한 것은 뭐 없나?

LP 커뮤니티에서 확인할 수 있는 턴테이블을 바꾸는 이유는 대부분 튐 현상과 노이즈 때문이었다. 입문기기에서 더 높은 기계로 기기를 변경하면 돈이 추가로 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왕 산다면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좋은 기계를 써봐도 좋을 듯하다. 자동 기능, 침압 조절 기능을 중심으로 골랐다.

데논 DP-300F: 367,000원

오디오테크니카 AT-LP3XBT: 410,000원

🌟하이엔드🌟
턴테이블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제품, 언젠가 가지고 싶은 제품!

턴테이블에서 하이앤드로 불리는 제품과 개인적으로 디자인 때문에 가지고 싶은 끝판왕 제품을 선정했다. 빈티지로만 구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니 재미로 쓱~보면 좋을 것 같다.

오토폰 Century TT: 3,400,000원

브라운 Atelier 3: 3,000,000원~4,500,000원 (1962년 제품 빈티지)

LP를 재생시키는 턴테이블이 준비됐으니, 이젠 출력할 스피커를 살펴볼 차례다. 이번에는 부피, 가격, 디자인 등 기자의 취향대로 턴테이블에 연결할 만한 스피커를 선정해 봤다.

🌟입문자🌟
가격도 준수하고 선 정리가 귀찮아서 블루투스로 해결하고 싶다!

캔스톤 MX2400: 169,000원

하만카돈 ONYX STUDIO 7: 189,000원

🌟숙련자🌟
유선으로도 연결할 수 있고, 블루투스 스피커도 되고 준수한 스피커를 원해!

마샬 STANMORE III: 640,000원

제네바 Classic S: 580,000원

🌟하이엔드🌟
남들이 다 알아볼 만한 그런 제품으로 장식하고 싶다!

드비알레 팬텀 II 900: 2,390,000원

라부아뜨 LP160: 3,990,000원

LP와 턴테이블, 스피커까지 준비했으니 전시할 장식장이 필요하다. 집에 있는 선반에 맞추어 셋팅해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아래의 제품을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LP도 수납하고 턴테이블도 올릴 수 있는 제품 중에 감성과 완성도를 중심으로 선별해 봤다.

USM haller 수납장: 1,300,000원

리케 수납장: 280,000원

오브글로우 다이스 ONE: 490,000원

LP는 정전기로 인해 표면에 먼지가 있다면 잡음의 원인이 되거나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많은 커뮤니티에서 꼭 구비해야 하는 악세서리로 클리너를 추천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다.

LP가 한 개당 3~8만 원의 가격인 만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표지, 레이블의 디자인만 보고 샀다가 장식품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으니, 아래 팁을 참고해서 골라보자.

  • 구매 전에 샵이나 온라인에서 수록곡을 미리 들어보기(ex.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 새로운 장르에 입문한다면 해당 장르(ex.Jazz)의 추천 앨범은 샵 주인장에게 추천 받기

역시 아날로그의 감성답게 LP는 레이저로 읽는 CD나 간편하게 스트리밍으로 듣는 디지털 음원과 달리 더 사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간편하게 클릭 한 번으로 음악을 듣는 것과는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LP판을 닦고 바늘을 올려 음반 한장 한장을 정성 들여 음미하는 과정은 마치 드립커피를 내려 향을 맡는 감각과 같았다. 😏 빠르고 정적인 디지털 시대에 내 방 한구석에서 느리고 여유로운 아날로그 감성을 한 스푼 올려보면 어떨까?

긴 고민 끝에 선택한 필자의 오디오 셋팅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추민수 기자

남자의 취미 3대장은 자동차, 카메라, 음향기기라는 말이 있지요. 지난번 카메라에 이어 이번에는 음향기기에 입문하게 된 제 이야기와 희망사항을 담아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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